【앵커】 안현수 아닌 빅토르 안이 어제 성남시청에 등장했습니다. 빙상팀 코치 면접을 위해서였습니다. 귀화할 때는 언제고 무슨 이유냐. 싸늘한 여론 잘 아는 듯 취재진 앞 바쁜 걸음만을 재촉했습니다. [박근혜 / 당시 대통령(2014년 2월 13일): 안 선수는 쇼트트랙 선수로서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서 선수 활동을 하고 있다. 그 이유가 무엇인가?앵커포커스글로벌유목민빅토르안일반스포츠기사본문] 2011년 안 전 선수가 러시아가 귀화했을 때만 해도 빙상계 파벌싸움 희생자로 피치 못할 결정이었다는 옹호론 상당했고 지금도 그렇게 믿는 이들이 있는데 아뇨. 그렇지 않습니다. [안기원 / 빅토르 안 아버지(2014년 2월 17일): 성남시청 해체되기 전에 현수는 러시아 가는 것이 확정이 되어있었고 성남시청이 해체가 안 됐어도 현수는 러시아 가기로 벌써 결정이 다 돼 있었던 상태이기 때문에 성남시청 해체가 현수의 러시아 가게 된 동기는 아니에요.] 팀이 해체되지 않았어도 귀화할 계획이었던 안 전 선수는 한국 선수들의 훈련방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조건으로 러시아로부터 당시 한화 약 1억 8천만 원의 연봉과 저택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선 올림픽 연금 4년 치를 일시금으로 챙겨갔습니다. 그래도 국민은 응원했습니다. 피해자로 남을 수 있는 상황에도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냐 두둔도 하고 소치 올림픽에서 3관왕 거머쥐었을 땐 빙상연맹 홈페이지가 항의 글로 마비가 될 만큼 지지도 했습니다. 그런데 이번엔 빅토르 안에서 안셴주. 우리 쇼트트랙 최대 맞수 중국팀 지도자로 변신하더니 편파판정에 침묵했고 아내 사업체 논란 앞에선 용서를 바란다며 바짝 엎드리기까지. 이 모습에 우린 모욕감마저 느꼈는데 러시아인들은 이해해줬을까요. [슈퍼 비치야, 빅토르 안~ 슈퍼 비치야, 빅토르 안~.] 러시아의 영웅이 돼서도 우리의 자랑이었다며 응원하던 국민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봤습니까. 다른 이름으로, 다른 나라를 위해 살았던 시간을 지적하는 게 아닙니다. 자신의 꿈을 위해 저버린 나라를 이젠 자신의 삶을 위해 찾으려는 그 편리한 사고가 태극마크 단 한 번이라도 달아보려 애쓰는 후배들 앞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지. 쇼트트랙만 생각하고 앞길 선택했다, 그 말 기억합니다. 그렇다면 이제 것처럼 대한민국이 아니어도 되는 게 아닌지. 또 대한민국이 개인의 필요 때문에 취하거나 또 취하지 않을 수 있는 나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. 그런데 빅토르 안만이 아닙니다.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선태 전 감독도 면접을 봤습니다. 가슴에 오성홍기 달고 중국 선수들 선전에 환호하던 두 인사의 모습이 떠올라 헛헛한 웃음마저 나옵니다. [빅토르 안 / 당시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(2014년 2월 16일): 당연히 너무 기쁘게 생각하고 있고 이렇게 홈에서 러시아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려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.] 쇼트트랙만 할 수 있다면 어디든 둥지 틀던 패기와 열정을 잃은 것인지. 또 성남시청 빙상팀은 빅토르 안이 없다면 방법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건지 국민이 묻고 있습니다. 스포츠맨십에는 국경이 없다. 중국 언론들은 안셴주를 그렇게 칭송했지만 우린 좀 다릅니다. 한때 우리의 자랑이었던 당신을 글로벌 유목민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. 앵커 포커스였습니다. |